시험은 끝났다 하지만 With Humility

 다른 대학생들이 흔히 말하는 시험기간이 나한테는 없었던 것 같다. 중간고사가 시험이 딱히 많지도 않았을 뿐더러, 공부한 기억이 나는 과목은 딱 하나뿐이고, 그마저도 그렇게 열심히 공부하지 않았다. 이렇게 말하면 재수없겠지? 근데 그 시험을 되게 잘봤다ㅋㅋ 역시 공부란...교수님의 마음을 이해하고 해야하는 것이다. 남들 노트정리할 때 나는 책 5번 읽은 것이 참 큰 도움이 되었다ㅋㅋ 앞으로도 노트정리 따위는 하지 말자..는 이상한 결론이 나오는군.

  어쨌든, 남들 시험 본다고 난리치는 시간부터 나는 과제를 가지고 오두방정을 떨고 있었는데, 지금그게 지금까지!!! 지금까지!!!! 연결이 되고 있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는가 곰곰히 생각해봤는데, 금요일에 수업을 몰아넣은 것이 엄청난 화근이다. 이건 뭐 주말에 준비하기도 애매해지고 (금요일에 수업 끝나면 바로 공허한 브레인 모드) 어영부영 하다보면 월요일이 되고,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 각 날짜에 맞는 수업하다보면 목요일이 와있고, 그럼 금요일까지 내야되는 과제 하다가 정신이 혼미해지는 것이다.

  나는 한국에 있을 때 대학생들이 학교 수업 때문에 힘들어 하는 것을 보면서, 왜 저렇게 힘들어하나? 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그 이유는 과제 떄문인것 같다. 유난히 과제가 많은 수업을 듣는건가 내가? 아니면 캐나다에 있었을 때는 학과 특성상 엄청 큰 과제 빼고는 자잘한 과제를 낼 수가 없어서 그냥 그렇게 과제 없이 셤만 보면서 학교 다녔나? 모르겠다.

  어쨌든 나는 어제 밤을 새면서 프레젠테이션 준비를 했고, 정말 난 파워포인트를 어메이징하게 만들 수 있는 여자이지만 30분만에 카피 앤 페이스트-_-로 엄청난 날림으로 만들었고, 그래도 오늘의 발표는 참 만족스러웠다. 너 못한다고 날 끊임없이 디스하는 교수님 때문에 정말 자신감이 바닥으로 쳤지만 (자신감이 떨어진다고 해서 자존감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다만 내가 애초에 별로 자존감이 없기도 하다 ㅇㅇ) 그래도 오늘 발표를 하면서 문득 느낀건

아 난 정말 발표를 할 떄 떨지 않는구나.

ㅋㅋㅋ하기 전에만 떨리고 막상 시작하면 그냥 잘하는 것 같다. 남들도 다 마찬가지인가?
어쨌든 밤새고 가서, 교수님이 가끔 질문하셨을 때, 아예 아무 생각이 안 드는 질문들이 있어서, 진짜로 모르겠다고 했다. 근데 창피하거나 부끄럽다는 생각은 전혀 안 들고, 아 그냥 빨리 끝나버렸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만 했다. 

원래 발표 준비 엄청 많이 하고, 거의 하루를 투자하고 연습도 해보고 하는게 내 인생의 정석인데, 내 인생의 룰을 깨고 지금 계속 즉흥improvisement적으로 하고 있어서 엄청 짜증난다. 시간이 부족하니 할 수가 없는건 당연하긴 한데.

시간이 부족한 이유에 대해 곰곰히 생각해봤다. 과외도 다 떄려치고, 누군가 만나서 놀지도 않고, 심지어 만나서 밥도 먹지 않고 충실한 아싸 생활을 잘 하고 있는데, 도대체 왜 나는 과제를 제 시간에 끝내려면 시간에 쫓기면서 살아야 하는가? 나의 무능인지,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지 못하는건지 뭐 둘 다 있겠지만, 틈만 나면, 왠만하면, 최선을 다해서 자려고 하는 내 모습 때문인 것 같기도 하다.

어제 밤새고 발표 준비하고, 학교가서 발표하고 집에 4시쯤 왔는데 11시까지 잤다. 생각해보니 오늘 밥도 안 먹고 잤다 -_- 그런데 지금 또 졸리다. 다시 자러 가야겠다. 내일 석가탄신일이구나 ㅠㅠ 정말 모든 종교의 신을 기념하는 기념일이 생겼으면 좋겠다. 각 달 별로 하나씩 만들면 안되나ㅜㅜ 아 신난다. 늦잠자고...... 일어나서 어차피 과제해야되는 운명 잠이나 실컷 자자. 요즘 내 낙은 먹는게 아니라 자는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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